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하루에 몇 퍼센트씩 출렁이는 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침에 계좌를 열었을 때의 그 기분, 저도 매일 겪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런 변동성은 정상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 출렁임 뒤에는 전쟁이나 환율 말고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잘 모르는 리스크가 하나 더 숨어 있습니다.
아무도 말 안 해주는 사모대출펀드 리스크
주변에서 요즘 장이 왜 이러냐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전쟁이니 환율이니 유가니 하는 단어들이 먼저 나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제가 이번에 공부하면서 알게 된 건,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는 겁니다.
사모대출펀드라는 게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은행이 아닌 금융회사가 소수의 투자자 돈을 모아 기업에 직접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구조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이 시장이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문제는 지금 이 펀드에서 환매 러시가 벌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환매는 투자자가 맡긴 돈을 돌려달라는 요청인데, 이 펀드가 보유한 자산이 주식처럼 당장 팔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계약 기간이 수년씩 되는 장기 대출이기 때문에, 장부에는 돈이 있어도 지금 당장 꺼내 줄 현금이 없는 상황이 벌어지는 겁니다. 게다가 일부 기업들이 이자 지급을 미루는 사례까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더 커졌고, 그 불안이 동시다발적인 환매 신청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게 지금 시장 한쪽에서 조용히 진행되고 있는 일입니다.
환매 중단이 주식 시장을 건드리는 방식
이 문제가 왜 주식 투자자한테 상관 있냐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간접적인 연결고리가 생각보다 훨씬 크게 작동합니다.
펀드 입장에서 현금이 급해지면 팔 수 있는 것부터 팝니다. 사모대출 자산은 사겠다는 사람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비교적 사고팔기 쉬운 주식이나 ETF부터 정리하게 됩니다. 이게 주식 시장에 고스란히 매도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특별히 나쁜 뉴스가 없어도 시장이 무겁게 눌리는 날이 생기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심리 문제입니다. 안전하다고 믿었던 자산에서 문제가 터지면, 투자자들은 다른 자산도 다시 보게 됩니다. 위험 자산 비중을 줄이고 현금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시장 전체에 번지는 겁니다. 파월 의장이 이 문제가 금융 시스템 전체를 흔들 수준은 아니라고 언급하기는 했습니다. 그 발언 자체는 맞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위기급이 아니라는 것과, 시장 변동성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완전히 별개입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큰 위기가 아니어도 유동성 불안이 깔려 있는 장은 분위기 자체가 다릅니다. 반등이 와도 금방 꺾이고, 나쁜 뉴스에는 과하게 반응합니다.
이번 하락에서 제가 배운 것
솔직히 말하면 이번 하락에 거의 대비하지 못했습니다. 3월에 단기 과열 신호가 있었고, 전쟁이라는 방아쇠가 당겨졌을 때 시장이 예상보다 훨씬 큰 폭으로 무너지는 걸 직접 눈으로 봤습니다. 그때 느낀 건, 어떤 리스크든 100% 예측하고 대응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삼성이나 하이닉스 같은 대형주가 하루에 이 정도 등락을 보인다는 것 자체가 이미 비정상적인 구간이라는 신호였는데, 저는 그 신호를 제대로 못 읽었습니다.
지금 가장 후회되는 건 현금 비중입니다. 하락 전에 여유 현금이 충분했다면 지금 이 가격이 오히려 기회로 보였을 겁니다. 반대로 지금처럼 물린 상황에서는 반등이 와도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손절하고 현금을 확보할지, 기업 가치를 믿고 버틸지 판단을 계속 내려야 하는 상황이 이어집니다. 그 판단의 기준은 결국 그 기업이 앞으로 돈을 더 잘 벌 수 있느냐는 질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이 제자리를 찾아 원금 근처에 오면, 감정이 아니라 그 기준으로 정리 여부를 결정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주식 시장에서 필요한 게 여러 가지 있지만, 멘탈 관리가 안 되는 사람은 결국 살아남기 어렵다는 말을 새삼 실감하고 있습니다. 계좌가 흔들릴 때 내리는 판단이 가장 위험합니다.
4월, 반등에 흔들리지 않는 법
현재 시장에는 전쟁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 유가와 환율에서 오는 인플레이션 압력, 그리고 사모대출 환매 이슈까지 세 가지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중 어느 하나도 아직 완전히 해소된 게 없습니다.
단기 낙폭이 컸으니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습니다. 전쟁 관련 협상 소식이 나오면 시장이 확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반등이 추세 전환인지, 일시적 반응인지는 그 자리에서 바로 알 수 없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구간에서 반등을 보고 풀매수에 들어갔다가 다시 물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지금 시기에는 공부해 둔 종목을 조금씩 분할로 모아가는 전략이 현실적으로 맞다고 봅니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현금을 일정 부분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는 언제든 또 올 수 있고, 그때 손댈 수 있는 현금이 있느냐 없느냐가 심리적 여유도, 실질적인 대응력도 완전히 달라지게 만듭니다. 시장이 조금씩 정상화되기를 기다리되,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