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감독의 2017년 작 한국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언뜻 보기에는 할머니와 젊은 공무원이 세대 갈등을 헤쳐나가는 이야기로 보입니다. 처음에는 괴팍해 보이는 할머니 옥분 역을 통해 역사적 트라우마를 유머를 통해 인류애를 충전하는 감성적 여정으로 끌어들이는 영화입니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아시아 역사상 가장 어두운 장 중 하나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끌려온 여성들의 아픈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영어를 배우려는 옥분의 결심은 고통스러운 과거를 세상 앞에 증언하는 수단입니다.
아이 캔 스피크: 옥분의 상처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초반 주인공 옥분은 구청에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하는 괴팍한 할머니로 소개됩니다. 고집스러운 요구와 끈질긴 집요함으로 가득 찬 그녀의 끊임없는 민원은 명진구청으로 새로 발령받아 온 공무원 박민재를 고생시킵니다. 처음에는 옥분이 규제를 트집 잡고 공무원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동네 괴짜인 코믹한 인물에 불과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초기 묘사는 관객에게 호기심의 씨앗을 심어주고 더 깊고 무언의 고통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처음에는 고집으로 보이는 것이 수십 년 동안 무겁고 무언의 상처를 안고 살아온 여인의 회복력으로 점차 전개됩니다. 옥분이 영어를 공부하기 시작하는데 학습 속도가 너무 느려 학원에서 진도를 따라가기에는 너무 힘겨워 보입니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그녀의 목적은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위안부로서 겪은 경험을 증언하기 위해 영어를 배우고 싶다는 것이 분명해집니다. 이 폭로를 통해 그녀는 희극적인 인물에서 아픈 역사에 희생된 수많은 여성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가진 생존자로 변모합니다. 영화는 모든 생존자의 이면에는 트라우마뿐만 아니라 특별한 용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옥분이 연설을 하기로 한 결정은 개인적인 인정을 위한 것이 아니라 침묵 속에서 고통받은 자신과 타인의 존엄성을 회복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녀의 서사를 괴짜 할머니에서 아픈 역사의 산증인으로 전환함으로써, 영화는 위안부 문제를 강력하게 입력하고 관객으로 하여 그들의 고통을 느끼고 같이 맞서도록 합니다.
영어를 배우는 이유: 위안부 문제
아이 캔 스피크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 중 하나는 트라우마를 표현하는 행위입니다. 수십 년 동안 많은 위안부 생존자들이 수치심, 낙인, 무시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침묵 속에서 살았습니다. 옥분의 연설은 개인적인 치유뿐만 아니라 역사적 정의를 위해서도 그 침묵을 깨는 것의 중요성을 반영합니다. 그녀가 영어를 배우는 과정은 생존자들이 증언을 준비하는 과정이 얼마나 어렵고 지치는지와 같은 선상에 놓고 생각하게 합니다. 그녀가 배우는 단어 하나하나에는 차라리 잊고 싶은 기억의 무게가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말하고 행동하는 자체가 잊고 싶은 과거에 대한 저항의 한 형태임을 보여주며 인내심을 발휘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연설하는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강렬한 순간 중 하나입니다. 그녀의 목소리에 담긴 감정과 눈물은 그녀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모든 생존자의 집단적 고통과 한을 담고 있습니다. 관객에게 이 순간은 왜 위안부 문제가 단순히 정치나 외교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의 문제인지를 결정짓는 순간입니다. 연설을 통한 증언은 개인적인 행위 이상으로 역사에 대한 공적 의무이자, 진실이 침묵과 모략으로 사라짐을 허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옥분이 연설할 기회를 받음으로써, 영화는 피해생존자들이 우리와 함께 있을 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하며, 관객들에게 침묵이 불의를 지속시킨다는 것을 상기시킵니다.
역사의 산증인
아이 캔 스피크는 옥분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넘어 아픈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고 인정해야 할 공동의 책임도 다룹니다. 옥분을 처음에는 성가시게 여기던 젊은 공무원 민재는 옥분의 정신력과 경험의 무게를 인식하게 됩니다. 그의 변화는 영화가 피해생존자들의 상처를 보듬고 그들의 목소리가 전달될 수 있도록 다음 세대인 우리가 의무를 다해야 함을 상징합니다. 영화는 이러한 부분을 해외 관객에게도 알립니다. 옥분의 연설을 미국 배경으로 전개함으로써 위안부 문제는 단순히 한일 양국 간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관심이 요구되는 보편적 인권 문제임을 강조합니다. 이 구성은 당사자와 일행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미국 의회에서 하기까지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연단에 서서 전달하려는 실제 노력을 반영합니다. 또한, 영화는 기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표현합니다. 중요한 것은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려는 의지입니다. 유머와 사람 냄새를 이야기에 포함하면 단순히 고통스럽기만 한 이야기로 흐르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피해생존자는 트라우마뿐만 아니라 회복력, 존엄성, 용기로 정의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아이 캔 스피크는 옥분을 일상의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존재로 표현함으로써 관객들이 생존자들을 먼 역사적 인물이 아닌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목소리를 지닌 역사의 산증인으로 볼 수 있도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