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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모어 추세 매매 (피보탈 포인트, 불타기, 손절)

by 잿빛오후 2026. 4. 5.

"오르는 주식을 더 비싸게 사는 게 정답이다"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이해가 안 됐습니다. 저는 당연히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게 주식 아닌가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100년 전 제시 리버모어라는 전설적인 투자자는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신고가를 뚫은 주식, 그러니까 가장 비싼 주식을 샀다는 거죠. 이게 대체 무슨 논리인지, 그리고 2026년 현재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시장에서도 통하는 원칙인지 직접 경험해 본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피보탈 포인트와 거래량의 비밀

리버모어가 14살 때부터 호가판의 숫자를 기록하며 발견한 건 단순했습니다. 주가가 특정 가격대를 돌파하면 계속 오르고, 막히면 번번이 떨어진다는 패턴이었죠. 그는 이 돌파의 순간을 '피보탈 포인트'라고 불렀고, 이 지점에서만 매수했습니다. 핵심은 거래량이었습니다. 횡보하던 주가가 어느 날 갑자기 평소의 세 배 이상 거래량을 터트리며 저항선을 뚫는 순간, 그게 바로 큰손들이 움직인다는 신호였던 거죠.

저도 이 원칙을 국내 주식에 적용해봤는데 솔직히 말하면 생각보다 까다로웠습니다. 리버모어 시대의 미국 시장과 지금 한국 시장은 결이 다릅니다. 국내 주식은 단타 중심이라 거래량 급증한 장대 양봉이 나온 날, 그날부터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져 나옵니다. 상한가 친 종목이 다음 날도 기세를 이어가는 경우가 얼마나 되던가요. 제 경험상 오히려 추세 상승 중에 변동성이 줄어든 잔봉, 그러니까 조용히 올라가는 구간에 들어가는 게 훨씬 안전했습니다.

리버모어는 예측을 포기하고 확인만 했습니다. "이 주식 오를 것 같아"가 아니라 "이 주식 지금 오르고 있네"를 기준으로 움직인 거죠. 1907년 JP 모건이 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개입했을 때도 리버모어는 큰손의 자금이 들어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공매도를 접고 매수로 돌아섰습니다. 하루에 300만 달러, 지금 가치로 1억 원 넘게 번 비결은 예측이 아니라 확인이었던 겁니다. 정보에서 개인 투자자는 기관을 절대 이길 수 없으니까요. 알고리즘이 밀리초 단위로 움직이는 2026년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불타기와 손절, 그리고 현실

리버모어의 두 번째 원칙은 수익 날 때 더 사는 '불타기'였습니다.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는 손실 날 때 물타기를 하죠. 평단가를 낮추려고 떨어지는 주식에 돈을 더 넣습니다. 하지만 리버모어는 반대였습니다. "절대로 주가가 하락할 때 추가 매수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게 그의 철칙이었습니다. 처음 총 수량의 20%만 시험 매수하고, 주가가 예상대로 오르면 그때 조금씩 추가하는 식이었죠. 틀렸을 땐 손실이 작고, 맞았을 땐 수익이 큰 구조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 방식대로 해서 부자가 된 사람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아무나 따라 했다가는 망하기 십상입니다. 저도 처음엔 신고가 돌파한 종목에 불타기를 시도했는데 고점에서 물린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불타기는 이론적으로 완벽해 보이지만 실전에서는 남들 다 빠져나갈 타이밍에 혼자 밑에서 허우적대는 경우가 생깁니다. 오히려 시간이 걸려도 물타기로 평단가를 낮추고 기다리는 게 나을 때도 많았습니다. 물론 이건 추세가 아닌 박스권 장세일 때 얘기입니다.

리버모어가 가장 강조한 건 손절이었습니다. "손실이 10%가 되면 무조건 손절하라." 수학적으로 손실이 커질수록 회복은 기하급수적으로 어려워지니까요. 그는 "작은 손실을 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큰 손실을 보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개인 투자자는 손실 회피 편향 때문에 손절을 못 합니다. 막연한 기대를 품다가 -30%, -50%까지 가는 거죠. 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손절가를 미리 정해두지 않으면 사고 나서 뇌가 합리화를 시작합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오르겠지"라는 생각이 계좌를 갉아먹습니다.

한국 코스피 지수에 리버모어 원칙을 16년간 적용한 백 테스트에서는 1075%의 수익률이 나왔다고 합니다. 지수 수익률의 10배가 넘는 성과죠.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추세 매매 한정입니다. 박스권에서 확인 매매를 하면 늘 한 박자 늦습니다. 리버모어의 통찰력은 분명 대단하지만, 그런 사람도 욕심을 통제하지 못해 결국 여러 차례 파산했습니다. 회전율을 올려서 수익 실현하는 사람도 많고, 매매 전략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결국, 주식에 정답은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정리하면 리버모어의 원칙은 강력하지만, 만능은 아닙니다. 추세가 명확한 시장에서는 피보탈 포인트와 불타기가 먹히지만, 국내 단타 시장에서는 오히려 변동성 축소 구간 진입과 철저한 손절 지키기가 더 현실적입니다. 제 경험상 가장 중요한 건 손절 원칙을 미리 정하고 반드시 지키는 것, 그리고 내 성향에 맞는 전략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시장을 예측하려 들지 말고, 확인된 흐름에 올라타되, 틀렸을 땐 빠르게 인정하는 겁니다. 그게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생존 원칙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EgpPMn0-rn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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